''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 기간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연말정산이란 국세청에서 원천징수한 세금를 다시 따져본 뒤 실소득보다 많이 냈으면 그만큼 돌려주고, 적게 냈으면 더 징수하는 절차를 말한다.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세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마땅히 돌려받아야 할 세금까지 놓치는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만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항목임에도 정작 어떤 비율로 카드를 써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막연히 ''신용카드보다는 직불카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고 알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직불카드만 많이 쓴다고 꼭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자신의 소비습관 등을 고려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황금비율''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 VS 직불카드…황금비율을 찾아라

최근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올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15%로 전년보다 5%포인트 줄었다. 반면 현금영수증은 20%에서 30%로 늘고, 직불카드는 30%를 유지하면서 격차가 커졌다.

그러나 신용카드 공제율이 줄었다고 해서 무조건 직불카드만 쓰는 것이 재테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선 신용카드와 직불카드·현금영수증 사용액을 합친 금액이 총급여의 25%를 넘어야 한다. 소비액이 연소득의 25% 미만이라면 어차피 소득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직불카드를 쓰기보다는 부가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낫고, 연소득의 25%를 초과한 금액은 공제율이 높은 직불카드와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총 공제 한도액이 300만원이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연소득의 25%까지는 신용카드를, 25%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직불카드와 현금을 쓰되, 공제되는 금액이 3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다시 신용카드를 사용, 할인 혜택 등을 누리는 것이 재테크의 ''황금비율''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신용카드 소득공제액을 계산하려면 ''{신용카드 사용액-(연소득×25%)}×15%''에 대입하면 된다. 예를 들어 연봉이 4800만원인 사람이 신용카드로만 2400만원을 썼을 경우 공제액은 {2400만원-(4800만원×25%)}×15%=180만원이다. 같은 금액을 소비하더라도 신용카드 2000만원·직불카드 400만원을 썼다면 총 공제액은 신용카드 {2000만원-(4800만원×25%)}×15%=120만원에 직불카드 120만원(400만원×30%)을 더해 240만원으로 늘어난다. 신용카드 1600만원·직불카드 800만원을 썼다면 신용카드 {1600만원-(4800만원×25%)}×15%=60만원에 직불카드 240만원(800만원×30%)을 더해 공제액 한도 300만원을 채우게 된다. 같은 금액을 쓰더라도 신용카드만 썼을 때와 120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여기서 직불카드 비중을 더 늘려 신용카드 1300만원, 직불카드 1100만원을 쓴다면 총 공제액은 신용카드 {1300만원-(4800만원×25%)}×15%=15만원에 직불카드 330만원(1100만원×30%)을 더해 345만원이 된다. 300만원을 초과한 45만원은 어차피 공제가 되지 않으므로 신용카드를 1600만원 쓸 때와 공제액은 같다.

◆전통시장·대중교통 추가 한도 활용

신용카드·직불카드·현금영수증의 기본 공제한도는 300만원이지만, 추가로 한도가 부여되는 부분도 있다. 올해부터는 대중교통비가 최대 100만원까지 추가 공제 가능해졌다. 연봉이 1억원 이하이고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 근로자의 경우 이용량과 소득에 따라 6만∼24만원의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 현금으로 냈을 경우 확인이 어려워 공제 받기 어렵고 택시 요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전통시장 이용금액에 대해서도 따로 100만원 추가 공제가 되기 때문에 신용카드 등으로 대중교통과 전통시장을 적절히 이용한다면 총 500만원의 공제한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 공제액 계산 시 유의할 점은 국세와 지방세, 교육비, 보험료, 통신요금, 자동차구입비, 도로통행료, 해외 사용금액 등은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올해 신용카드로 2000만원을 썼더라도 그 안에 통신요금 100만원, 보험료 100만원, 해외사용요금 100만원이 포함되어 있다면 공제액 계산 시 자신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1700만원으로 놓고 계산해야 한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